

어처구니 (於處軀尼) 는 도시의 부산물인 폐경첩을 재해석한 작업이다. 원래 문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연결하던 부품들은 기능을 잃은 뒤 폐기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지붕 위를 지키는 상상의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 작품에 입혀진 색채 또한 현장에서 사용 후 남겨진 스프레이 페인트를 활용해 완성되었다. 버려질 뻔한 재료와 남겨진 색이 만나 새로운 형태와 서사를 만들며, 서로 다른 형상의 경첩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자세는 도시가 남긴 흔적과 시간을 담아낸다. 도시의 부산물이 도시의 마지막 장식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